그여자와 그남자..
현관앞 아직 안없앤 화단에 피어있는 핑크색꽃 사랑초.
5월11일.2017년.목요일
어제 수요일에 써놓은 일기도 끝을 못맺은채,그대로 두고
오늘은 목요일 새로운 날이다.
오늘 날은 약간 흐리지만 섭씨 18도로 좋은날이다.
오늘도 여느날 같이 막내는 학교로 갔고
또 쪼그리고 앉아서 네잎클로바를 찾다가 못찾고 집안으로 들어 왔다.
집옆 나무에 로빈새가 알을 한개 낳았다.
부엌 식탁의자에 앉았는데 뒷마당에서 귀여운 새소리가 들렸다.
나무에서 새소리는 들리는데, 새는 찾을수 없었지만
같은 새들의 언어를 알아 들은 새들이 한쪽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참새는 아닌데 참새모양을 한 아주 작은 새였다.
눈밑이 하얀 작은 새들이 그동안 보이지 않다가
일제히 날아 가니까 그때야 그 모습이 보였다.
몰랐을 때는 블루제이 새알인줄 알았는데,품고 있는 새는 로빈새이다.
요 며칠전 막내방을 새로 꾸미기로 남편과 생각을 했다.
처음에 집을 지을때 도서실이나 게임룸 용도로 지은 방인데
막내가 너무 자라서 이층 자기방으로는 더 옮길수가 없어져서
아래층 도서실방을 막내방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갈색 로빈새가 알을품고 있다.
그런데 이젠 집을 팔려고 생각하니 본래 용도의 방으로 꾸며야 할것 같아서
막내방에 있는 침대를 없애고 데이베드나 소파를 놓기로 했는데
보기좋고 깨끗하게 보이려면 데이베드보다는
등받이가 반만있는 소파가 나을것 같았다.
남편이 열심히 크레이그 리스트를 들여다 보았는데,
거의 쓰지않던 소파라 해서 마음에 들어서 우선 가서 보기로 했다.
크레이그리스트는 컴에 사람들이 팔고 싶은 물건을 사진과 함께 올린다.
우리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가보기로 했다.
장소가 Berlin(벌린)에 있는 작은 타운하우스였다.
아마도 그 장소가 그리 잘사는 곳이 아니어서 그런지
아니면 팔려고 했다가 돌아간 사람이 있어서인지
하룻만에 값이 5불 내려갔다.
남편과 같이 갔다가 나는 차속에 앉아 있는데
남편이 괜찮은것 같으니 와서 보라고 했다.
자기가 보기에는 정말 새것과 같은데 한가지 너무 크다는 것이 단점이라 했다.
지하실에 있는 소파를 밖으로 가져 오려면
다 조립한 것을 풀어서 분리해야 할것 같다고 했다.
이 예쁜꽃도 너무 강한 번식력으로 꽃밭을 다 덮으려고 해서 없애는 중이다.
내가 그집에 들어 갔는데, 나는 이런 부부도 있구나 감동을 했다.
남자는 누구나 보기에 백인 미남이고 몸도 날씬한 막 60인 남자였고,
그 부인(57세)은 몽골리즘의
아주 키가 작은 백인여자인 것에 충격을 받았다.
그들은 자녀도 없이 결혼 26년차라고 했다.
아무리 들여다 보아도 없는 네잎 클로바.
이집으로 이사온것은 16년전이라고 했다.
개나 고양이도 기르지않고, 담배도 안피기 때문에
소파가 아주 꺠끗하다고 말을 했다.
소파는 산지 얼마 안되었는데,
처음 살때부터 남편이 반대를 했다고 했다.
아무도 앉지않는 소파를 그냥 지하실에 둔다고
없애자고 남편이 말을 해서 없애려고 한다고 했다.
나는 이 여자가 진실되게 살아 온것이 느껴져서
그 여자가 하는 말이 다 사실로 여겨졌다.
네잎 클로바는 없고 내눈만 아팠다.
우리를 보는 순간 이 여자는 가격을 십불 더 깎아 주었다.
이 여자가 더 깍아 준것을 모르는 그 여자의 남편은
계속 그 전 가격을 말을 했지만
우리는 먼저 셈부터 하고 돈을 건네 주었다.
남편과 그 여자의 남편이 둘이서 스크류드라이버로
소파바닥에 있는 나무장식을 풀기 시작했다.
며칠전 꽃봉오리였던 군자란꽃이 한송이가 활짝피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따뜻한 어머니의 음성으로 그 여자와 말을 했다.
이상하게도 그남편은 이 여자에게 아주 신경질적이었다.
내 남편이 전기로 된 스크류드라이버가 있으면
금방 조인것을 풀수 있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고 말을 했더니
그부인이 자기집에도 있다고 남편에게 가져 오라고 하는데도 못들은척 했다.
그 부인이 재차 말을 하니까 잘못 쓰면 스크류드라이버 끝이
망가져서 못쓰게 된다면서 여자에게 신경질적으로 말을 했다.
그러니까 그여자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남의 집에 가구 사러와서 이것을 보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더 내가 따뜻한 목소리가 되었었나 보다.
그 여자가 내게 오늘 우리집에 와주어서 고맙다고 했다.
아마 내가 자기말을 잘들어 주어서 인것 같았다.
정말 아무리 봐도 안어울리는 커플이었다.
어쩌다가 저렇게 잘생긴 남자가 누가봐도
장애인인 저 여자와 결혼을 할수 있었을까?
처음 시작은 서로 사랑해서 한 결혼이었을텐데,
자식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생각하다가,
그렇지만 저 여자같은 아이가 나올까봐
일부러 안가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여자는 쉴새없이 내게 음료수나 먹을 것을 주고 싶어 했는데
내가 집에서 많이 먹고 나와서 괜찮다고 말했다.
드디어 조립한 것을 풀고 남자 둘이서 소파를 밖으로 꺼내 왔다.
세상에 한시간 이상 걸려서 조립한 것을 풀고
저 소파를 사가겠다는 사람이 우리처럼 시간 많은 사람빼고 누가 있을까 ?
없었으니 아주 싼 가격에 우리집으로 가져올수 있었다.
작년에 심었던 쪽두리꽃씨가 떨어져 자라고 있다.
팔려고 생각을 했다면 마땅히 그 소파를 일층 리빙룸에 두었다면
누구나 손쉽게 가져 갈수 있었던 것을 소파를 사려는 자에게
지하실에 있는 소파를 조립한것을 푸르고 사가라고 했으니
다들 바쁜 세상에 누가 선뜻 사갈수 있었을까?
남편과 돌아오는 차속에서 그 커플에 대해서 말을 했다.
-남자는 멀쩡하게 잘생겼는데 여자는 장애인이라 참 서로 안어울리지?
-남자가 아주 신경질적이야.
여자가 말만하면 신경질을 내 잖아.
-그런데 그여자 나와 한참 얘기를 했는데,
말을 하는 것은 정상적인 사람하고 똑 같았어.
저여자 속이 참 순수해서 아마도 저 남자가
보호해주고 싶어서 둘이 결혼했나봐.
저 여자 겉이 아니고, 속이 너무 아름다와서...
X X X X
5월10일.2017년.수요일.(어제 쓴 일기)
손가락 끝이 시렵다.
매일 아침 5시반이면 스프링쿨러로 잔디밭에
물을 줘서 그런지 토끼풀도 잘 자란다.
막내가 학교로 버스타고 떠나기까지 버스 오기 기다리면서
쪼그리고 잔디밭에 앉아서 네잎클로바를 찾아 보았다.
네잎클로바를 찾으면서 젖은 풀을 만져서인지 손이 시려웠나 보다.
언제나 꼭 찾았었는데 오늘 아침엔 하나도 안보였다.
황토흙을 퍼나르고 거름흙으로 바꾸는 일을 남편이 했다.
남편은 아직도 흙이 남는 곳에서 필요한 곳으로,흙을 퍼서 나르고 있다.
한동네서 너무 오래 살았는지
우리집 돌쌓은것 보느라 가던 차들이 잠깐씩 멈추기도 한다.
그럴때마다 남편의 기분이 좋아 지는것 같다.
자기가 보아도 너무 멋지게 쌓아서 사람들이 구경하는 것이라고
그래서 나도 맞다고 참 잘 쌓았다고 말해주었다.
정원일도 간단하지가 않다.
이제 겨우 앞마당에 돌을 다시 쌓고, 흙을 퍼나르고
작아진 정원땅 밑에는 잔디씨를 뿌렸지만
앞으로 할일이 집 주위를 돌아 가면서 해야 한다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다.
노란흙을 퍼 다른 곳으로 나르고 ,거름흙으로 바꾸고 잔디씨를 뿌렸다.
해마다 이맘때면 도토리나무에서 떨어진 것인지
무슨 긴 수술같은 것이 땅에 쌓인다.
나는 될수록 허리에 부담 안가는 일을 찾아서 하고 있다.
빗자루로 도토리수술 떨어진 것을 모아서 쓰레기통에 담았다
참나무열매가 잔디밭에 떨어져 싹을 낸곳을 파냈다.
열매로는 약간 길쭉한 도토리나 약간 동그란 참나무나 거의 비슷하다.
싹을 내고,나오는 잎이 다르다.
오늘은 흰 구름이 보이지만 날씨가 맑다.
아침결에는 조금 선선하지만, 낮엔 섭씨 20도라니 아주 좋은 기온이다.
그동안 심었던 꽃나무를 앞마당에서 뽑아내는 일을 해야겠다.
이 날씨 좋은날 꽃구경도 못가고 정원일만 해야 할것 같다.
조금 있으면 뽑아 없애야 하는 핑크색 사랑초.
큰딸은 무슨변덕인지 ,자기가 먼저 친정에 오겠다고 했었는데,
어제는 카톡으로 메모리얼데이에 외할머니댁에 안올거냐고 물었다.
이렇게 자주 버지니아에 다니면 언제 이사준비가 될까?
해마다 친정어머니께서는 많은 소갈비 살고기를
메모리얼-데이에 구어 먹으려고 양념에 재우신다.
아마도 어머니께서 큰딸에게 물어 보신것 같다.
버지니아에 그동안 안갔으면 벌써 집일이 끝났을 지도 모른다.
어느새 오늘 하루도 다 지나갔다.
그동안 저녁을 먹고 이층 컴앞으로 왔다.
현관앞 들어 오는 입구에 심었던 화단의 꽃과 나무들을
다 뽑고 다른 곳에 더러 옮기거나 거의 다 쓰레기통에 버렸다.
나는 조금 쪼그리고 앉아서 앞정원에 참나물을 뽑았는데
다시 허리가 너무 아파서 잠시 쉬고 나왔더니
남편이 다 뽑아서 흙만 보이는 빈 화단이 되었다.
빈 화단에 나무심고 멀치를 덮으면 깨끗해 보일것 같다.
남편이 원추리를 전부 쓰레기통에 버렸기에
헤집고 찾아서 이사가더라도 가져 가려고
큰화분에 심기도하고,
돌쌓은 앞정원에 옮겨 심기도 했다.
꽃봉오리가 맺힌 작약도 삽으로 뿌리를
중간 중간에 자르면서 파놓아서 앞정원에 옮겨심었다.
나처럼 꽃하나에도 벌벌 떠는 사람은 화단정리를 할수가 없다.
남편이 뽑아 놓고,파놓은 화초를
앞정원에 골고루 자리를 보면서 심었다.
남편에게 잘했다고 수고했다고 말했다.
잘자란 돋나물을 걸어 놓는 화분에 심어서 걸어 두었다.
나는 조금만 일하고 나면 허리가 아파서 집에 들어 와서 쉬었지만
남편은 아침부터 한번도 안쉬고,점심먹고 난후에도 계속 일한후
저녁에 막내가 학교에서 돌아온 뒤에야 집안으로 들어왔다.
내가 혼자했던 때도 있었는데,
이젠 허리가 아파서 더 이상 일을 오래할수 없다.
큰딸은 세째아기가 7월 9일 친정어머니 생신날이 예정일인데
6월26일부터 자기 집에 와 있으라고 한다.
둘째도 예정일보다 1주일 먼저 나왔다고
아기낳으러 병원가는 동안 손녀와 손자를 봐줄 사람이 없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