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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새소리에 아버지 생각이 난다.

푸른하늘 파란하늘 2016. 5. 26. 08:58


                                                 호숫가 어떤 집옆을 자기집처럼 거위들이 앉아 있었다.

                               5월25일.2016년.수요일.

맑은 바람에 흔들리면서 반짝이는 참나무잎들과

환한아침.이 얼마나 아름다운 날인가!

환한 햇빛이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지

아침에 막내 태워주는 여자버스기사도

아주 기분이 좋아져서 인사를 나누고,

내 남편은 방하나의 마루를 마무리하면서

뽕짝을 틀어놓고 공사중이시다.

내가 듣고 싶어하지 않아서인지

방문을 꽉닫아 놓고 듣는데,

마루한것 보러 들어 갔다가 나오면서

내가 방문을 닫지 않고 나왔더니

내 남편 그 멋진 목소리로

소리내어서 따라 부르는데,

오늘은 나도 듣기 괜찮다.

어렸을때 소년합창 단원이었다더니 목소리가 맑고 곱다.



완성된 손주들방.손자침대와 손녀딸 침대.


오늘은 더운날이라고 해서

밖에도 안나가고

남편은 일을 다 마무리하고

손녀,손자침대  둘을 들여놓고.

자기도 드디어 마루를 다 마쳤다는

뿌듯함인지 바닥에 카페트가 없어서

먼지가 안나서 좋다면서

그 방에서 컴을하고 있다.


                                                             남편이 바나나 가져다 놓고 컴을 보고 있었다


점심으로는 엊그제 담았던

물김치로 국물을 섞어서

청수물냉면으로  푸짐하게 먹고

낮잠을 자고 일어 났더니

학교에 갔던 막내는 돌아오고,

남편은 간식거리 챙겨서

덜그락거리는 소리가

건너편 손주들방에서 들리고 있다.





호숫가  숲길.


열어놓은 창밖에서

아기새들 소리가 들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5월 30일이

한국의 헌충일 같은 날이다.

해마다  5월30일

메모리얼데이가 가까이 오면

이날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난다.


                                                         외할아버지께서 한국에서 놀러오셨다.

                                                    아버지 돌아가시기 얼마전에,어머니,외할아버지,아버지


친정집 현관위에 새가 집을 짓고,

거기에 둥지를 만들어서 ,

오가며 먹을것 물어다 주는

어미새 기다리던 아기새들이

배고픔과 반가움을 표시하느라고

지져귀는 새소리가 시끄럽다고 

여동생이 아버지께 말했다는데 

하필이면 건장한 두 아들도 있는데,

집에 아무도 없던

토요일에 일이 일어났다.


혼자서 사다리타고 올라 가셨다가 

새집 다 치우시고,

새집  더는 못짓게

작은 널판 대시고

망치질까지 다 끝내 시고는

내려 오시다가 휘청하셨는지

벽돌바닥으로 떨어 지셨다.


나는 새소리도 좋고,

그 아기 새소리도 듣기 좋다.

왜 동생이 그 소리를

듣기 싫어 했는지 모르겠다.

그동안 생각을 안하고 지냈는데,

새소리가 시끄러워 보았자 얼마나 시끄러울까?

드나드는 새도 귀엽고

그 아기새는 더 귀여울텐데

왜 그 소리 시끄럽다고 해서

아버지께서 돌아 가셨는지 ...

다 지나간 22년전 얘기가 새삼 떠오른다.


그때 아버지께서는 66세셨다.

지금 살아 계셨으면 88세신데

어떤 모습으로 살아 계실지 상상을 해본다.

지금 내 남편 연세에 돌아 가셨다.

어머니께서 좀 천천히

잔디를 깎으시라고 말씀드려도

일주일에 두번씩이나

식사후에는 운동삼아 깎으셨다고 하신다.

그만큼 건강하셨다.


아이들은 외할아버지를 아주 잘 따랐었다.

어릴때 나를 어디고 데리고 다니셨었는데,

내 큰딸을 차옆에 태우시고 어디고 다니셨었다.

책방에 데리고 가셔서

책을 한보따리씩 사주셔서

그때 책이 지금도 우리집에 남아 있다. 

내 여동생이 한동안 자책감으로

몹씨 괴로와 했기 때문에

동생이 그것으로 마음이 다칠까봐 잊고 지냈었다.

문득 왜 새소리를 듣기 싫어 했는지 야속하다.


나는 너무 갑자기라서 슬픈줄도 모르는데,

7학년 중학생,5학년 초등학생이던 두딸과

막내가 소리내어 울기 시작했었다.

그날 사고를 전화로 듣고

아이들이 울어서

조금 실감이 나는것도 같았지만

장례식이 끝나고도 전화벨 소리가 들리면

꼭 아버지께서 아이들 바꿔  달라시면서

온 전화인것 같았다.

아버지 돌아 가신것이 실감이 안났다.

그렇게 한참을 나는 아버지께서

거신 전화인줄 알고 지냈었다.


그러다가 언제부터 였는지

더 이상은 아버지전화도

기다리지 않게 되었고

벌써 22년이나 흘렀다.

항상 약해 보이셨던 어머니께서는

지금 85세신데 어떨땐 외로와 보이신다.

두분이서 저녁 식사후에는

같이 TV도 보시면서

참 좋아 보였다는데

그런 날이 오래토록 계속되었으면

이번 메모리얼 데이도 더 즐거울수도 있을텐데....

정말 아버지를 기억하는 날이 되어 버렸다.